왜 사도신경을 고백하는가? 1

우리는 주일 예배를 드릴 때 시작 부분에서 ‘회개기도’를 마치면 ‘신앙고백’으로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나갔지만, 처음 중학생이 되어 예배를 드릴 때가 생각납니다. 당시 예배에서 부담이 되었던 것은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주기도문은 나름대로 외웠는데, 사도신경을 완전히 암송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세례를 받을 때 교육을 통해 암송하기 했지만…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믿음의 선배들은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암송을 잘 하는데, 나는 성경책 앞 부분을 보고 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암송을 하지 못해서… 그저 아는 것은 따라하고, 모르는 것은 얼렁뚱땅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나 같은 경험을 교회에 처음 나온 초신자들은 공감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겪은 다음 드디어 유창하게 사도신경을 암송하기 시작해서 예배 때마다 고백하는데, 자주 하다 보니 어느 덧 암송이 습관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주문(?)처럼 되어 버린 저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교회는 이런 면을 조금이나마 방지 하고자, 눈을 감고 개인적으로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 보면서, 이해가 쉬운 말로 사회자와 회중이 주고 받는 대화식으로 함께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교회에서 “이제 우리 다 같이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하시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도신경을 나누는 것일까요?

기독교인들은 기본적으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습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해 주는 진리 즉 신앙의 내용은 방대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함께 모여 신앙공동체를 이루려고 할 때, 성경의 내용을 핵심적으로 요약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신앙의 내용을 개인적으로 모두가 각자의 생각대로 다르게 고백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 한 분이시고, 우리는 지체로 한 몸을 이루었기에, 유기적으로 한 몸인, 하나의 교회 공동체가 공적으로 고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가 믿어야 할 신앙의 핵심 내용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것이 ‘신앙고백’입니다. 이렇게 공통적으로 고백하는 것은 무척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엇을 믿느냐? 그 믿음의 기준에 따라 우리는 정체성을 가지고, 그 믿음의 고백대로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비영리 단체나 일반 회사까지도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합의해서, 사역 목적과 방향, 가치, 정체성 등을 표방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명선언(Mission Statement)인 것입니다. 사도신경은 그와 같은 맥락에서 구원받은 한 형제 자매로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도신경은 성경에 어디에서 나오며, 누가 만들었을까요? 사도신경의 내용이 그대로 성경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도신경 속에 나오는 내용은 모두 성경 속에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도신경의 뿌리는 성경입니다. 

사도신경은 한 마디로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사도신경’은 사도들이 남긴 말들이나 그들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왜 ‘사도신경’이라고 했을까요? 사도들이 가르친 신앙의 내용을 가장 잘 요약한 것을 ‘사도신경’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