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를 통해 생각을 정리해 봅시다.

저는 며칠 전 ‘거인의 노트’ 라는 책을 쓴 명지대학교 기록학의 김 익한 교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방법은 메모와 기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메모는 단순히 무언가를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단순한 요약하는 비망록이 아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라고 합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정보의 인풋과 아웃풋을 통해 탄생하는데, 정보의 인풋과 아웃풋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메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메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메모의 가장 낮은 단순한 기능입니다. 우리가 경험해 보았지만, 나중에 보기로 한 메모한 내용도 잊어 버리고, 메모한 종이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느 날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내가 언제 이것을 메모했지? 무슨 목적으로 메모를 했나? 잊어버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결국 메모는 자신이 이해하고 요약하고 각인시키는 것이 메모라고 합니다.

그 분의 주장은 책에 나오는 많은 정보들보다 우리들의 뇌와 몸 안에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잠재성’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100퍼센트의 내재적 잠재성 가운데 많이 사용도 기껏 20퍼센트정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다들 경험해 보았지만, 어떤 글을 쓸 때 막연히 생각나는 데로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메모를 통해 뼈대를 잡고 정리하면, 짜임새 있고 풍성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저도 학위논문이나 설교문을 작성할 때, 메모가 너무나 중요함을 체험했습니다.

메모는 결국 우리 안에 있는 놀라운 잠재성을 현재성으로 만들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수단인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요즈음 현대인들은 마음의 상처와 갈등, 문제들을 많이 지니고 있는데, 이를 메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갈등과 고민,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이 있을 때, ‘나에게 어떤 고민이 있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생각으로만 자신에게 묻게 되면, 인격 가운데 감정의 부분만이 자극된다고 합니다. 객관적으로 볼 수 없고, 해결을 위한 고민이 아닌 감정만이 상하는 고민입니다.

그런데 펜을 들어서 고민과 갈등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종이에 적어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감정으로 마음만 생했는데, 적어서 메모하는 순간 이성적인 부분이 활성화되며 새로운 시야가 열리게 됩니다. 어떤 상황과 사건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해결 방법 등을 적어보고 그 장점과 단점 등을 적어보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눈이 열린다고 합니다.

저는 강의를 들으면서 깨닫는 것은 바로 이것이 우리들이 어떤 상황과 사건,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보게 됩니다. 여러가지 말들과 정보들로 복잡해진 머리 속의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면 감정이 조금은 배제된 객관적인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찾아본다면 감정에 의한 섣부른 결정의 실수를 막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