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은혜의 말은 공동체를 살립니다.

저는 말씀을 전하는 목사이지만, 참으로 말 주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을 맛갈스럽게 하시는 분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나름대로 재미있게 표현해 전달해보지만, 거의 썰렁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어떨 때는 모여서 많은 대화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내가 한 말에 대해 후회를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좀 더 상황에 맞게 잘 설명을 하고, 해야 할 말은 하지 않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들을 더 많이 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남을 배려하고, 남을 칭찬하는 말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가 몹시도 부러워하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목장 모임을 하면 분위기를 적절한 유모로 이끄시며 농담을 하더라도 상대방을 높여주며 기분 좋게 하곤합니다. ‘은 쟁반 위에 금 사과’ 라는 표현처럼 무겁지 않으면서 상황에 적절한 말들을 합니다. 그러면 모임 분위가가 너무나 밝습니다.

저는 그 목사님을 통해 말에 대한 중요성을 떠올리곤 합니다. 말에는 힘과 능력이 있어서,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반면에 감정을 상하게 하며, 분위기를 어둡게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같은 말인데, 조금만 생각하며 표현했더라면 조금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옛말에도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또한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고 합니다.언어 생활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떤 습관을 갖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습관이 그렇지만, 습관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행하던 것이 몸에 베여서 습관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언어생활의 습관은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데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한 사람의 은혜로운 말과 믿음의 고백은 자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믿음으로 세우는 중요한 계기를 만듭니다. 마치 마리아가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부었을 때, 그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향기에 도취되었듯이, 한 사람의 아름다운 말의 향기가 공동체를 아름답게 세웁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말을 하고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에게 내가 한 말이 덕이 되는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님!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 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고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