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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회의 칼럼 이솝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필자는 아주 흥미있는 사람을 하나 만났다헤로도토스의 <역사>에 기록된 인물인데 아데네의 정치가이며 시인이며 입법가인 솔론이라는 사람이다.


2739DD385530A4C12140ED솔론Σόλων Solōn : 기원전 638-558)

기원전 6세기당시 그리스의 최강 도시국가인 아데네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 아래 놓여 있었다농경지는 늘지 않았는데 인구는 많아져서 먹어야 하는 입이 늘어나고그나마 농지는 일부 지주들에게 집중되면서 빈부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평민들이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서 기득권을 쥔 귀족들과 대립하고이런 와중에서 영토문제 때문에 3류 도시국가인 메가라와 전쟁을 했는데 국력이 집결되지 못한 관계로 여기에서도 패배했다.  안팍으로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기원전 594년 마침네 아데네 시민들은 솔론을 정치 개혁을 위한 집행 조정자로 선출했다선출된 솔론은  과감하게 시민들의 모든 부채를 탕감시켰고부채 때문에 노예가 된 자유민을 해방했으며정부예산과 세제를 통해 상공업을 장려하였다.  정치적으로는 시민을 재산 소유에 따라 4계층으로 구분하고 정치 참여 비중과 군사의무를 다르게 하였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많은 만큼 세금은 더 내라그대신 급부로 투표권을 더 갖어라” 즉 누진세(累進稅제도를 최초로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각 4계층에 100명 씩 골라서 400인 위원회를 만들어서 민회에 제출할 안건을 만들게했다이러한 솔론의 개혁안은 종래의 귀족지배를 존속시키면서 하층 시민에게도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당시로써는 혁명적인 발상이고 지금 평가해도 상당히 합리적인 방안이지만 그러나 솔론이 미처 생각 못한 것이있다그것은 자기 이익에 연관되는 한 인간은 별로 합리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은 세금이 많다고 불만이고세금을 적게내는 사람들은 자기들 세금 적게 내는 것은 생각 안하고 불공평한 정치적 발언권을 갖는다고 아우성이다이런 불만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려는 정적들의 선동에 솔론에대한 여론이 곤두박질이다이대로 가면 앞으로 나쁜 결과가 올것이 뻔한데도 지금 당장 내게 득이 된다면 기꺼이 거기에 쏠리는 것이 대중심리이다뜻이 올바르고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이고  당장 눈앞에 닥친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대중은 언제나 다수인 것이 동서고금의 정치 현실이다솔론은 전후좌우  정치적인 공세를 못 견디고 마침내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자의 반(타의 반’ 해외 망명길에 오른다.


솔론보다 200년 쯤 뒤에 태어난 풀라톤은 자기의 조국 아데네 몰락 원인을 대중 민주주의의 한계즉 중우정치(衆愚政治)로 꼽았다중우란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만을 먼저 챙기고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대중을 경계한 말이다중우정치의 병폐는 첫째정치지도자들이 대중적 인기에만 집착하고 대중의 요구에 무조건 부응하는 사회적 병리현상둘째개인의 능력과 자질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는 그릇된 평등관.셋째시민들은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보다는 개인의 만족에 더 관심을 두었다넷째진실을 말하는 용감한 엘리트들은 시민들에게 배척 당했다 


풀라톤이 지적한 아데테의 쇠퇴원인을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에 대입해 본다지난 3년간 예산대비 세수(稅收부족이 22 2000억원이라는데 일부에서는 복지 예산을 더 늘리라고 아우성이다학교 무료 급식도 필요한 학생에게만 선별해서 하겠다는데 무조건 모두에게 하라고 소리를 높힌다북핵은 이미 실전 배치 단계인데도 대부분 이것을 애써 외면한다세월호 사고도 이제 조사 더 해서 나올 것도 없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정치지도자들은 국민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아첨하고  대중의 요구에 무조건 부응함으로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 한다.


솔론 시대의 아데네처럼 진실을 말하는 용기있는 지도자는 배척당하고 대중조작에 능한 정치 지도자들이 득세한다면그리고 건전한 의식을 가진 시민은 침묵하고 당장 눈앞의 사탕발림을 원하는 어리석은 시민들만 목소리를 크게 낸다면나라는 쇠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대한민국도 그런 길로 가고 있지 않은지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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